방영 국가 - 미국

광고주 - 아타리 (미국)


지난번에 1990년대 초중반 닌텐도와 세가의 광고 경쟁에 대해 포스팅한 적이 있었는데, 그 시기에 나와서 잊혀진 콘솔 중 하나가 아타리 재규어이다. 사실 아타리는 닌텐도와 세가가 박터지는 경쟁을 시작하기 이전에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으나, 소위 '아타리 쇼크'라고 불리는 일련의 사건 이후로 시장에서의 지위를 완전히 잃어버리게 된다. 그러던 아타리가 다시 시장에 뛰어들면서 내놓은 기기가 바로 이 재규어였던 것이다.


당시는 콘솔의 처리 비트수를 마케팅에 쓰는 게 유행했는데, 메가드라이브의 경우 아예 기기 본체에 큼지막하게 '16-BIT'라고 써놓기도 했다. 재규어가 나온 시기는 16비트 콘솔이 경쟁하던 시기의 막바지였는데, 이때 느닷없이 64비트라며 재규어가 등장했던 것이다. 64면 16의 4배인데, 분명 굉장하다고 생각하리라 예상했던 듯하다.


그러나 실제로 재규어의 프로세서는 32비트였으며, 그래픽 보조 연산장치(GPU도 아니고, 그저 보조로 딸린 코프로세서이다)가 64비트일 뿐이었다. 그마저도 복잡한 구조 때문에 전부 활용하기도 어려웠다. 결국 실제로 재규어로 출시되었던 게임들은 여타 16비트 콘솔들과 별로 다르지 않은 수준의 그래픽밖에 보여주지 못했으며, 애초에 게임성이 좋지 않아서 실패했다.


한편 이 광고에서도 주된 마케팅 소재였던 64비트를 줄기차게 언급하고 있으며, 경쟁 기기들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면서 재규어는 64비트이니 더 '발전된(advanced)' 기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마지막에 나오는 '계산해 보세요(Do the math)'는 재규어의 거의 모든 광고에서 사용된 캐치프레이즈였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대로 재규어는 실패했고, 소비자들은 더 이상 콘솔의 처리 비트수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기 시작했다. 실제로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장을 지배한 것은 32비트의 플레이스테이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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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ord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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